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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2.2012

급성충수돌기염 오진

몇주 전 수능치는 날 오후에 복통을 주소로 내원한 고3 수험생이 왔다. 진찰소견은 압통이 심하여 acute appendicitis 를 의심할 수 있는 소견이었다. 그래서 초음파를 시행하여 다른 질환을 감별하였는데 의외로 초음파 결과가 appendice는 정상 소견을 보이고 그 주위에 lymph node 만 커져있는 소견을 보였다. 그래서 mesenteric lymphadenopathy 로 진단을 주었다. 난 그 결과를 보고 appendicitis는 아닌 것으로 진단하고 처방을 하고 보냈는데...

오늘 보호자가 방문했는데 그 다음날 복통이 다시 심해 타 병원 응급실에 갔는데 perforated appendicitis with peritonitis 로 수술하였고 생명이 위험할 뻔 했다는 말을 들었단다. 다행히 수술은 잘 된 것같고 퇴원한 것같은데...

초음파로 충수돌기염을 진단하는 것은 86%의 민감도와 81%의 특이도를 가지고 있다. 그런데 이번에는 '충수돌기가 안보인다' 가 아니라 '정상 충수돌기'를 진단받았는데도 이런 결과가 나오니 충격을 좀 받았다. 그만큼 복통이 어렵다는 것이고, appendicitis를 진단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같다.

아무튼, 이렇게 환자를 놓치고 나니 마음이 무겁다. 포항에서는 이런 적은 없었는데... 앞으로 복통 진단에 있어서 이미지 검사에 더 많은 신뢰를 가지지 말아야 할 것같다.
이미지 검사에서 정상이라도 항상 여지는 남겨두고 악화시는 재방문을 권유해서 재검사...

내일 병원장의 대장용종 절제술을 시행해야 한다. 서울에서 대장내시경 했는데 3cm 짜리 폴립이 발견되어 여러 병원 알아보다가 그냥 여기서 하시겠단다.
왕부담되는데...  오늘 이런 일까지 있고 보니 더 마음이 쓰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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